문화와 체험으로 커피와 더 가까워지다, 퍼펙트 드립 전시회
- 동네 서점 ‘인덱스’, 2월 14일부터 3월 15일까지 <퍼펙트 드립 전시회> 열어
-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린 커피 그림, 인덱스가 큐레이션한 커피 책 선보여
- 로스팅, 가공 방식 등 여러 기준으로 구분한 원두를 직접 만지고 시향도 가능
커피가 있는 동네 서점 ‘인덱스’가 개최하는 <퍼펙트 드립 전시회>에 다녀왔다. 인덱스는 그동안 책, 디자인, 폰트 전시회를 열었고, 커피 전시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3월 15일까지 열리는 <퍼펙트 드립 전시회>에서는 일러스트레이터가 커피를 주제로 그린 그림과 인덱스가 큐레이션한 커피 문화 관련 책들을 볼 수 있고, 로스팅과 가공 방식 등에 따라 다른 원두를 시향할 수 있다. 드리퍼, 서버, 드립 포트 등 드립 커피 추출 도구도 전시되어 있으며 그중 일부는 구매도 가능하다.
인덱스가 커피 전시회를 열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전시회 개최는 유주연 점장의 커피 사랑이 한몫했다. 그가 문화 기획자로 일하던 시절, 커피를 좋아해서 핸드 드립을 배웠고, 그 후엔 서점을 열고 책까지 출판하며 덕업일치를 실현했다.
“편안한 의자에 앉아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는 순간을 떠올려보세요. 커피와 책은 언제나 함께 하는 퍼즐 같지 않나요? 그래서 저희는 커피를 잘하는 동네 서점을 운영하고 싶었어요. 커피 그림을 감상하거나 원두를 직접 만지며 향을 맡고, 그 원두로 내린 커피도 마셔보는 등 깊이 있게 커피를 체험하는 장을 만들고자 이번 전시회를 열었어요.”
서점 입구에는 일러스트레이터 애슝, 임진아, 최경주, 최진영, 하호하호가 작업한 다섯 개의 그림이 벽에 걸려 있다. 커피 달력을 만들거나 글을 쓴 적이 있고, 독립출판물을 내는 등 커피와 책을 사랑하는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참여했다.
① 애슝
“핸드 드립 커피를 내리며 기다리는 시간은 나와 커피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시간과 같습니다. 적셔진 원두에서 한두 방울씩 내려진 커피가 점점 차오르고 향기를 느끼며 나는 드디어 커피와 만날 수 있어요. 그렇게 커피를 기다리는 시간은 한 방울씩 다가옵니다.”
② 임진아
“밤이 되면 커피 생각이 납니다. 마시면 잠과 맞바꿔야 하기에 되도록 참아보지만, 문득 ‘내일이면 새로운 커피를 마실 수 있다니’ 하며 금방 아침을 기다리는 사람이 됩니다. 밤에 그리며 아침에 만나는 커피. 그런 매일이 반복되면 좋겠습니다.”
③ 최경주
“아침마다 드립 커피를 내리고 마시면서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은 소중해요.”
④ 최진영
“작업에 들어가기 전 항상 커피를 마셔요. 퍼져나가는 커피 향기와 잔들이 부딪히는 소리, 찬찬히 커피를 내리는 모습과 커피를 마시는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면 어느새 평온해지며 마음속 그림들을 꺼낼 준비가 돼요.”
⑤ 하호하호
“커피잔, 꽃이 든 화병 등 정물로 구성한 정물화를 프레임 안에 넣고, 외각엔 커피나무 패턴을 넣어 장식적이고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인덱스가 추천하는 커피 관련 책도 볼 수 있다. 커피를 만드는 사람의 철학, 바리스타가 인정한 국내외 카페, 카페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등 커피 문화를 담은 책을 위주로 선정했다. 『오늘의 커피는 무슨 맛』, 『커피 장인』, 『완벽한 커피 한 잔』, 『아무도 없는 곳을 찾고 있어』, 『카페에서 커피를』, 『바리스타는 왜 그 카페에 갔을까』, 『커피에 대한 모든 것』, 『카운터 일기』, 『커피는 어렵지 않아』 등 약 20권을 만나보자.
그림과 책뿐만이 아니라, 품종, 원산지, 가공방식, 로스팅에 따라 세세하게 구분되어 있는 원두를 직접 만지고 시향해볼 수 있다. 각 원두마다 설명 노트도 써져 있다. 크기 자체가 작은 에티오피아, 동글동글한 로부스타, 살짝 길죽한 파나마 등을 구분하며 살펴보자. 강하게 로스팅할 수록 색이 진해지는 변화도 확인 가능하다. 그리고 인덱스가 블렌딩한 원두 1종, 온드라스(내추럴 가공) 1종, 에티오피아(내추럴 가공, 워시드 가공) 2종은 시향 후, 인덱스 서점 안에 있는 카페에서 드립 커피로도 마셔볼 수 있다. 에티오피아는 다른 가공 방식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 것을 체험해보면 좋겠다.
“책 읽는 도중에 집중력이 깨지지 않도록 맛이 도드라지지 않게 블렌딩하려고 신경 썼어요. 커피가 조금 식어도 맛있게 단맛을 강하게 만들고, 끝 맛에 살짝 산미가 돌아서 물리지 않게 블렌딩했어요. 커피와 책이 언제 함께 해도 조화롭게 만들고 싶어요.”
한 전시회 참석자는 “전시되어 있는 원두를 드립 커피로 바로 마셔봤는데요. 테이스팅 노트에 쓰여 있는 설명처럼 블루베리, 초콜릿 맛이 정말 느껴져서 신기해요. 커피에 이렇게 다양한 맛이 나는 경험을 처음 해봤어요”라는 반응을 보였다. 유주연 점장은 가장 인상적이었던 참석자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커피에 여러 가지 맛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처음 체험했을 때, 커피를 더 많이 사랑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제가 좋아하는 커피 스타일도 생겼고요. 저처럼 많은 분들이 두루뭉술하게 알고 있던 것을 직접 경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체득했을 때 제일 뿌듯해요”라고 덧붙였다.
서점에 드러서자 마자 눈에 띄었던 “Find your own Perfect drip Coffee!”라는 문구가 생각난다. 원하는 스타일, 원하는 삶은 스스로 찾고 또 만들어 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해야 하지 않을까. 전시회, 세미나, 클래스, 책, 그림 등 모두 유용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19로 특정 장소에 방문하기 어려운 요즘, 기사를 통해 대리 만족을 하거나, 사람이 비교적 몰리지 않는 시간대에 전시회를 둘러보길 권한다. 인덱스는 코로나 19의 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 매장 전체를 매일 소독하고, 모든 기물을 소독제로 닦으며, 전 직원이 마스크를 쓰고 일하고 있다.
글, 사진 작업 : 남은선 기자 eunsun0323@coffeetv.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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