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바리스타, 인간의 영역으로 들어서다
지난 2016년 SCAA 행사에서는 알파도민쉐(Alpha Dominche)의 'SIGHT(침출식 1갤런 브루어)'를 비롯, 자동화된 커피머신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같은 전시회에서 선보인 'SETTE 270W'가 스마트폰 앱으로 동작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부착되는 등, 사람의 손이 필요했던 바리스타 업무들이 자동화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기사 보기 : 2016 SCAA EXPO 신제품 소개!)
얼마전 열린 CES 2017에서는 DENSO 의 커피 로봇이 많은 인기를 끌었다. 의료용으로 개발되던 ‘VS-S2’ 로봇은 기업부스를 방문한 고객들에게 케멕스로 브루잉한 커피를 제공하는 시연을 보여 많은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도 BOSCH의 'APAS(주문시 로봇이 커피를 뽑아줌)'를 비롯, 여러 종류의 로봇 바리스타들이 참관객을 맞이했다.
로봇 기업들의 커피산업 진출과 관련해 한국로봇산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국내 로봇 개발은 산업현장에서 사용되는 제품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며, “국내 기업 중 차/커피관련 로봇 출시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로봇 바리스타가 아직 현실에 적용되기는 멀었다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얼마전 로봇 바리스타가 운영하는 무인 카페가 샌프란시스코에 오픈했다는 기사가 커피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지난주 샌프란시스코의 메트론(Metreon) 쇼핑센터에 오픈한 ‘Cafe X’는 자판기의 편리함과 맛있는 커피를 카페에서도 즐기기위해 만들어졌다. 카페를 방문한 고객이 자신의 스마트폰 앱(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cafeX&hl=ko)이나 매장의 키오스크에서 음료를 선택하면, 로봇이 커피를 만들기 시작한다.
미쓰비시 社에서 제작한 로봇 팔이 일련의 커피 추출동작을 진행하고, 음료가 완성되면 고객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처음 음료를 주문할 때 받은 4자리의 고객 고유번호를 고객이 키오스크에 입력하면, 머신 옆의 문이 열리고 자신의 커피를 가져갈 수 있다. 맛있는 커피를 위해 8분간 보관되는 커피를 전화통화 등의 이유로 고객이 가져가지 않으면 폐기하지만, 키오스크를 찾아 다시 주문하면 같은 음료를 무료로 만들어준다. 피츠(Peet's), 버브(Verve)의 원두로 만든 커피를 아메리카노(.25),카푸치노(.75),카페라떼(.95) 등 8종의 음료를 선택할 수 있으며, 안정된 맛을 유지하기 위해 완성된 커피는 8온스(240ml) 잔 1종류에 담겨서 나오고 있다.
해당 카페는 ‘제이슨칼라카니스(Jason Calacanis)’, ‘소셜캐피탈(Social Capital)’, ‘코슬라벤처스(Khosla Ventures)’ 등의 투자기업으로부터 500만달러의 시드펀딩도 받았는데, 샌프란시스코 점이 오픈하기 한 달 전 홍콩 사이언스파크에 오픈한 ‘카페x 홍콩점’은 매주 1,000잔이 넘는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카페X의 창립자인 헨리 후(Henry Hu)는 “바쁜 시간에는 좋은 커피를 기다릴 수 없어, 맛없는 커피를 선택하는 경우가 생긴다”며, “모바일로 커피를 주문, 자동으로 추출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아직 시작단계이다보니 전문가가 현장에 상주하면서 품질을 감독하고 만들어지는 음료의 맛을 조절하고 있다. 카페 X가 무인으로 운영되다보니, 커피 맛이 마음에 들지 않는 고객이 불평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셈이다. 커피업계에서 자동화는 이제 피할 수 없는 하나의 흐름이 됐다. 앞으로 인간 바리스타들이 해야될 중요한 덕목이 맛있는 커피를 추출하는 기술적 능력 뿐만 아니라, 기계가 채울 수 없는 인간미와 서비스정신이 포함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