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한 커피노트 (5) 벙커컴퍼니(Bunker Company)
'Do you know COFFEE?' 커피에 대한 자신감. 그리고 솔직당당한 매력의 '벙커컴퍼니' 원두 3종 생두수입부터 로스팅, 원두납품, 교육, 세미나, 카페까지 다방면으로 활약하고 있는 벙커컴퍼니는 낙성대에 위치하고 있는 로스터리샵이다. 지상이 아닌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 벙커컴퍼니는 커피음료를 판매하는 공간이라기 보다는 로스팅과 교육이 주로 진행되는 공간이고, 커피음료와 베이커리등의 메뉴를 판매하는 곳은 아모르미오라는 또 다른 이름으로 운영중이다. 벙커컴퍼니의 박승규 대표는 고객과의 소통을 중요시 생각하기 때문에 벙커컴퍼니와 아모르미오 모두 Bar가 오픈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바리스타와 고객이 손쉽게 이야기 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좋은 원두와 좋은 커피로 자신감있고 솔직한 그들의 원두를 만나보자.
레코(Reko)는 에티오피아 남부지방 에가체프 코체레 지역의 작은 세척장이다. 이곳에서 850여명의 농부들이 수확한 체리를 가공하는데, 가까운 강가에서 세척한 후 커피체리의 과육을 벗겨낸다. 36~48시간의 전통적인 발효과정을 거치게 되며 아프리카 베드에서 10~12일간 건조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콩은 핵과류의 산미와 베르가못 계열의 아로마를 지니게 된다.
벙커컴퍼니에서는 콩이 가지고 있는 향미를 최대한 살려내기 위해 1차 크랙 이후 부드럽게 열량을 낮춰주면서 라이트로스팅 하였고, 디셈버드리퍼를 이용하여 필터를 린싱하고 2~3회정도 편하게 푸어오버를 하는 방식으로 원두 20g, 추출량 300g을 3분 초반대에 추출하면 '베르가못, 복숭아, 살구, 청포도, 좋은 밸런스를 느낄수 있다'고 한다. 원두의 분쇄도는 굵게 사용하였을 때 풍부한 향미와 깔끔함을 즐길 수 있다.
커피TV가 직접 맛본 벙커컴퍼니의 에티오피아 레코의 맛은 이렇다. 살구와 오렌지같은 산미가 은은하게 퍼졌다. 적당한 바디감을 가지고 있었고, 마시고 난 후에도 향이 오랫동안 남아있었다. 내추럴처럼 향이 강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부드러운 홍차를 마시는 듯한 느낌이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 간단한 다과와 함께 마시면 어울릴 것 같다.
엘 트라피체(El Trapiche)는 Narino지역에 위치한 전통적인 방법으로 커피를 가공하는 작은 농장이다. 손으로 직접 돌리는 펄핑기계와 플라스틱 톨을 이용하여 발효하여 플라스틱 그늘막 아래에서 자연건조 한다. 이렇게 가공된 콩에서는 오렌지톤의 산미와 카라멜톤의 단맛이 느껴진다.
벙커컴퍼니에서는 콜롬비아의 단맛을 더 끌어올려 산미와 조화롭게 밸런스를 이룰 수 있도록 미디엄으로 로스팅하였다. 이 원두는 하리오드리퍼(1~2인용)를 이용하여 필터를 린싱한 후 94~95℃의 물로 원두 15g, 추출량 200ml를 2분 초반으로 추출하면 '감귤, 카라멜, 사과, 당밀, 좋은 밸런스가 있는 커피를 맛 볼 수 있다'고 한다. 뜸들이기는 40ml를 주입하여 30초 정도 진행하고 그 후 1차추출에는 100ml, 2차추출에는 80ml를 주입한다. 커피TV의 커피노트는 구운 귤, 구운 사과 처럼 과일의 향미가 느껴지지만 상큼한 과일이라기 보다는 한 번 구워내어산미는 줄이고 단맛을 더욱 살려낸 과일 같은 느낌이 났다. 고소한 견과류의 향도 느껴졌으며 마치 푸딩처럼 부드러운 바디감을 가지고 있었다. 편안함이 느껴지는 커피로 퇴근 후 늦은 오후에 즐기면 좋을 것 같다.
코스타리카 세로 드라곤은 점액질을 많이 남겨놓은 상태로 가공된 네추럴커피이다. 생두 자체에서도 와인과 같은 향을 맡을 수 있다. 때문에 로스팅시 뜨거운 열로 인해 커피의 겉면이 타버릴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벙커컴퍼니에서는 이 사실에 주목해 1차 크랙 전 후 열량에 유의하며 라이트로스팅했다. 여과식으로 추출하는 것 보다는 침출식으로 우려내듯 추출하면 조금 더 깊은 향미와 깔끔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에스프로 프레스를 사용하여 원두 20g, 추출량 300g을 3~4분간 추출한다. 에스프로 프레스를 사용할 때에는 초반에 예열과정을 꼭 해주고, 분쇄원두와 물을 넣은 후에는 커피가루가 고루 적셔지도록 약 1분간 저어준다. 이렇게 추출된 커피는 '잘익은 과일, 건포도, 견과류, 카라멜, 당밀, 부드러운 느낌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우려낼 때에는 커피가 위에 뜨지 않도록 손잡이를 살짝 눌러주고, 컵에 따를 때에는 한모금 정도의 양은 남겨 두는 것이 좋다.
커피TV에서 맛 본 세로 드라곤은 농익은 과일의 향이 입안 가득했다. 마치 논알콜 와인을 마신 느낌이랄까. 산미는 약한 편이지만 묵직한 바디감과 깔끔함이 느껴졌고 아몬드같은 견과류의 고소함이 가득했다. 시간에 상관없이 언제 마셔도 좋을 커피인 것 같다.
* 커피추출에 도움을 주신이슬아 바리스타님께 감사인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