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굼하면 찾아보는 커피백과사전] 용어편(4) 채널링(Channeling)
에스프레소를 추출할 때 일반 포터필터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바텀리스(Bottomless) 포터필터를 사용한다면 커피가 추출되는 형태를 확인 할 수 있다. 이 때 커피가 튀거나 추출되는 커피의 형태가 고르지 않다면 ‘채널링’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
채널링(Channeling)이란 분쇄된 커피입자들이 포터필터 바스켓에 고르게 담겨 일정한 밀도를 유지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밀도가 낮은 쪽으로 물이 흘러버리는 편류현상을 말한다. 이럴 경우 많은 물이 스며든 부분에서 불필요한 성분까지 과도하게 추출되고 상대적으로 그러지 못한 부분이 발생되면서 커피맛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채널링은 주로 균일하지 못한 도징, 레벨링, 탬핑에 의해서 발생한다. 또한 과도한 태핑이나 포타필터의 충격으로 인한 균열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미세하게 분쇄된 커피입자에 탬핑을 강하게 한다면 커피 밀도가 강해진다. 이 때 물을 주입하면 바로 흡수되지 못하고 빠르게 순간 고압력이 발생되어 상대적으로 밀도가 약한 부분으로 물이 빠져나가게 되는 채널링이 발생하는 경우가 생긴다.
여러 원인에 따라 채널링도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사이드 채널링(Side Channeling)은 강한 탬핑과 과도한 태핑이 원인인데 언뜻보면 추출이 올바르게 이루어지는 것 같지만 점성이 떨어지고 베베 꼬여서 추출되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사이드 채널링이 발생하면 단맛과 바디감이 떨어진다. 또 다른 채널링의 종류인 블론드 거셔(Blond Gusher)는 탬핑을 하지 않았거나 기준 보다 약한 탬핑 또는 커피 분쇄도가 굵을때 나타날 수 있다. 커피의 색상이 밝은 아이보리색과 비슷하고 굵고 빠르게 쏟아져 추출되는 커피를 확인할 수 있다. 이렇게 추출된 커피는 탄력과 광택이 없고 약한 바디감을 가지며 산미가 강하게 느껴진다. 시스템 멜다운(System Meltdown)은 강한 압력이 원인인 현상이다. 커피가 추출될 때 가운데로 모여 추출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 부분에서 분무기처럼 분사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추출된 에스프레소는 다크초콜렛 보다 강한 비터와 톡쏘는 산미를 지니고 있다. 하지만 필터바스켓이 노후되거나 청소가 불량할때도 간간히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다양하게 나타나는 채널링은 커피의 풍미에 많은 영향을 끼치지만 안타깝게도 일반 포터필터로는 추출된 에스프레소 맛을 보기 전까지는 알아내기 힘들다. 다만 강한 탬핑으로 인해 꼬여서 추출되는 형태나 약한 탬핑으로 밝고 빠르게 추출되는 형태는 일반 포터필터의 스파웃(Spout)을 자세히 보면 확인이 가능하기도 하다.
그러니 좋은 품질의 에스프레소를 얻기 위해서는 맛 평가와 더불어 추출을 시작하는 전체 과정에서 추출이 진행되는 순간까지 조금만 집중해서 관찰하면 더 나아진 품질의 에스프레소 추출 결과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채널링 현상은 에스프레소 커피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다. 브루잉(드립)을 할 때에도 나타날 수 있다. 커피 드리퍼 위에 분쇄커피를 넣고 물을 주입할 때 고르게 주입하지 않는다면 그 또한 채널링이 발생 할 수 있다. 에스프레소뿐만 아니라 브루잉(드립)을 할 때에도 항상 분쇄 커피의 밀도와 물의 주입을 고르게 할 수 있도록 주의한다면 채널링을 미연에 방지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