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커피의 전쟁터, 이스라엘
어느 나라나 즐기는 음식들의 가격에 민감한 것은 다르지 않은 듯하다. 한국커피시장이 빽다방발(發)저가 커피 열풍으로 예민한 상황에 있는데, 저 먼 지구 반대편 이스라엘에서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생겼다고 한다. LA타임즈의 기사를 통해 이스라엘의 저가커피 전쟁을 소개한다. 히브리어로 쓰인 거대한 ‘코카콜라’사인이 보인다는 것은 이스라엘의 초정통파 유대교 중심인 도시로 들어왔다는 신호다. 이곳에서 우회전을 하면 41번 주립고속도로 아래로 내려가게 되고, 지하 차도를 지나면 샤바트(유대교의 안식일) 기간 동안 도시 내에서 운전을 금하는 굵은 글씨의 경고 표지판이 보이는 ‘브네이 브락’에 이르게 된다. 그 이후 방문객이 처음 보는 것은 비교적 새로 생긴 가게의 윤이 나는 흑백의 간판, 코픽스 커피다. 이미 이스라엘 내 7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고, 텔아비브 증권거래소에도 등재된 코픽스는 이스라엘 전국으로 진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커피 프랜차이즈다. 이미 다른 지역에서 그랬듯이, 코픽스는 브네이 브락에서도 6개월 만에 5개점을 오픈했고, 커피와 페이스츄리, 샌드위치를 각각 .25(약 1,600원)에 판매하며 성업중에 있다.
유대교 정통파의 집결지인 이곳에서 자신들의 카페에 적합한 어떤 부분들을 찾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의 사실상 세속적인 유대 수도인 텔아비브의 동쪽에 위치하고 있는 브네이 브락은 이스라엘의 가장 가난하고, 가장 인구가 많이 밀집된 도시들 중 하나다. 코픽스의 등장은 기존의 커피 키오스크들과의 가격 전쟁을 야기시켜, 탄산음료보다 커피가 더 저렴한 음료가 되게 만들었고, 도시의 종교 지도층으로부터 반발을 일으켰다. 이른 오후, 까만 양복에 하얀셔츠와 까만 모자를 쓴 엄청난 수의 남자들이 랍비아키바 거리(간선도로)에서 살짝 벗어난 이츠코위츠 유대교회당을 향해 걸어갔다. 이츠코위치는 브네이 브락에서 가장 큰 유대교 회당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회당 중 하나다. 24시간 열린 이곳에는 2만명의 사람들이 와서 성전을 공부하고 기도를 드린다. 주로 젊은 초정통파 남성 신도들로 이루어진 이 고객층을 잡기 위해서 코픽스는 브네 이브락의 시끌벅적한 시내에 위치한 교회당에서부터 세 건물 정도 떨어진 곳에 가게를 열었다. 아마 대부분의 사업가들이 최적의 장소라 꿈꾸는 그런 장소에 말이다. 그럼에도 이곳은 교회당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는 아니다.
교회당 바로 옆에서 커피와 페이스츄리를 30년간 판매해온 커피 키오스크, '슐로이말'이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둘은 여러 차이를 보인다. 코픽스의 깨끗한 카운터 선반과 패스트푸드점과 같은 효율성을 보면 알 수 있다. 이것은 마치 러시아인 직원이 '단순한 것이 최고다'라고 쓰인 티셔츠를 입고 밝은 플라스틱으로된 과일모형들이 담긴 그물 가방으로 둘러싸인 어수선한 카운터 뒤에 서있는 것과 같은 분위기의 슐로이말과는 극명한 차이가 있다. 정통파 사업가인 슐로이말의 오너는 코픽스의 이러한 도발을 막기 위해서, 이미 낮은 가격대의 커피와 페이스츄리를 거의 무료제공 수준의 금액으로 대폭 낮췄다. 그곳은 이제 커피와 페이스츄리 콤보를 .25(약 1,600원)에 판매하고 있으며 이는 코픽스보다 더 낮은 가격이다. 게다가 그는 아이스커피, 포카치아와 샌드위치 한조각을 75센트 (약900원)에 판매하고 있다.그는 가격전쟁이 피할 수 없는 공식이라는 것을 증명하였다.
수십 명의 초정통파 남자 무리가 슐로이말에 들어가서 맨손으로 종이백에 달콤하고 맛있는 페이스츄리들을 담는다. 30분마다 뒤집는 페이스츄리가 들어있는 오븐 옆에 위치한 입구에 또 다른 남성의 무리도 모여 있다. 한 여성이 계산하기를 기다리며 그녀의 아이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이리저리 움직인다. ZZ톱 초정통파 회원으로 보이는 한 남성에게 아이스커피가 대접되었다. 밖에서는 다른 남자는 가게의 벽에 고무줄로 묶여있는 라이터로 자신의 담배에 불을 집힌다.또 다른 남자는 팔로 6개 샌드위치로 가득 들고 카운터로 다가간다. “슐로이말은 엉망이에요” 이츠학 애셔라는 한 소비자가 말했다. “사람들이 너무 바빠서 음식을 막 만져대요. 돈이 좀 있는 사람들은 코픽스에 가요. 그 곳 품질이 더 좋거든요” 그래서 돈이 별로 없는 사람들, 특히 브네이 브락 대부분은 사람들을 위해서 코픽스는 커피를 구매 가능하게 만들었다. 애셔는 “코픽스의 등장은 정통파에게 아주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정통파사람들은 종교를 공부하는 대신 일은 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가격이에요. 맛보다 가격을 더 우선하죠." 17세의 이츠하크 아브라하미는 슐로이말에서 돈을 더 많이 쓰지만 코픽스에게 감사하는 사람들 중 한명이다.
“저는 어떻게라도 코픽스를 돕고 싶어요” 그가는 “그들이 문을 닫으면 다시 커피 값이 오를테니까요."라고 이야기했다. 브네이 브락을 휩쓴 것은 커피를 마시는 예술이 아니라, 그들이 율법을 공부하고 기도할 수 있도록 원동력이 되어주는 빠르고, 저렴한 연료에 대한 갈망이다.여기는 파리가 아니다; 그 어느 누구도 커피를 마시기 위해 몇 시간 동안 앉아 있지 않는다. 어떤 브네이 브락의 랍비 단체는, 길거리에서 먹고 마시는 것을 전면 금지하는 서명된 전단지와 포스터들을 얘기하며 이것을 맹렬히 비난하였다. 커피와 페이스츄리의 가격 전쟁에 대한 영적 차원의 부가설명을 더하면서 말이다. 이에 동참한 5명의 랍비의 말에 의하면 길거리에서 마시고 먹는 것은 율법에 어긋나는 행위라고 한다. “우리는 우리 도시에 퍼진 이 현상을 대중들에게 알리고 경고해야 할 임무가 있습니다. 먹으면서 거리를 걷는 이 저급한 문화를 말이죠” 이는 그들의 알림장에 쓰여있는 내용이다. 이 안내문에서는 이러한 가두 소비문화를 경멸하고 패스트푸드 체인점이 가정내 식사문화를 대체하는데, 이것을 '흔한 행동을 하게끔 대중들을 속이는 행위’로 간주하고 ‘자존감과 가족에 대한 존중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픽스의 고객인 30대의 이삭 코헨에 의하면, 이 전쟁은 코셔 인증서(유대교 율법에 따라 만든 증명서)에 의해 더 복잡해졌다고 한다. 코셔 증명서에 따르면 음식과 음료는 유대인의 식습관 법률에 의해서 정해진다고 설명한다. 코픽스는 코셔 인증서가 있지만,세파르디 소속의 랍비로부터 발급받았는데, 이는 15세기 스페인과 포루투갈에서 추방된 유대인들로부터 유래된 것이기 때문에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브네이브락의 인구는 대개 동부,중부 유럽에서 온 아슈케나지 소속이다. 브네이 브락의 아슈케나지 랍비인 모슈 란더우에 의하면 그는 세 곳의 코픽스 매장에 코셔 인증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이것은 텔아비브의 트렌드입니다” 그가 말했다.코픽스 체인의 창업자인 아비 카츠는 독실한 유대인인데, 코셔 인증을 받기 위해서 란더우에게 접근한 적이 없다고 한다. 슐로이말의 소유주는 이에 대해 언급하기를 거절했다. 슐로이말 밖에 서있는 랍비, 사무엘 웨이스는 이 커피 스팟들에 대한 랍비식 금지령(모두가 무시하는)에 동의한다고 하였다 “탈무드에 유명한 명언이 있습니다: ‘시장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은 개’라는 말입니다”라고 그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