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한 커피노트 (9) 36-16Brewing
'당신을 위한 커피노트'는 카페의 바리스타와 로스터에게 원두에 대한 정보와 로스팅이유, 카페에서 제공하는 커피노트를 독자에게 제공하고, 카페에서 권장하는 추출레시피를 전달합니다. 독자들은 해당 커피의 정보부터 카페나 로스터리가 판매하는 특징적인 원두의 뉘앙스까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정보 습득과 직접 구매해 맛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습니다. 또한 커피TV가 카페가 제안한 방법으로 직접 커피를 추출하여 맛을 보고, 일반인의 입장에서 커피노트를 추가합니다. 카페마다의 로스팅과 커피노트가 궁금하고, 스스로 커피향미를 표현하는 것에 답답함을 느꼈다면 이번 기획시리즈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나만 알고 있기엔 아까운, 은은한 커피향이 가득한 감성적인 카페 36-16Brewing의 원두 3종 선정릉역 근처 골목에 자리잡은 36-16Brewing은 주소지의 36-16번지를 그대로 따서 지었다. 깔끔한 외관을 지나 내부로 들어서면 벽돌과 나무로 인테리어를 하여 아늑한 분위기를 가진 카페를 만날 수 있다. 저온으로 시작하는 '노르딕 로스팅'으로 스페셜티마다 고유의 특징은 살리되 자칫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산미는 낮추고 단맛을 끌어올려 마치 과일차같은 커피를 만들었다. 부정적인 경험으로 커피의 신맛을 무조건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전한 3616Brewing의 추천원두 3종을 만나보자.
딸기, 복숭아, 감귤류 등 화사하고 강렬한 특징을 가지고 있는 에티오피아 모모라 내추럴을 3616Brewing에서는 미디움으로 로스팅하였다. 자칫 튈 수 잇는 산미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화력을 최대한 억제한 뒤 1차크랙 후 47초 후에 배출하여 딸기와 살구의 좋은 산미와 단맛을 살렸다고 한다.
3616Brewing은 별다른 손기술 없이도 항상 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도록 케맥스를 주로 사용하고 있다. 에티오피아 모모라 역시 케맥스를 이용하여 원두 22g으로 200ml를 2분 30초동안 추출한다. 이곳 브루잉의 특징은 저온추출을 한다는 것이다. 80℃의 낮은 온도로 추출하여 자극적인 향미들의 추출은 최소화하고 단맛과 은은하면서도 부드러운 바디감은 살려준다. 이같은 방식으로 추출한 에티오피아 모모라는 '딸기, 살구, 과일의 산미, 꿀, 깔끔함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저온추출방법을 이용해 커피TV도 직접 커피를 내려 테이스팅해 보았다. 바리스타의 의도대로 과일의 산미가 입안에 은은하게 퍼졌고 뒷맛이 깔끔했다. 단맛이 맴돌아 과일차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지만, 진한 커피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다소 밋밋하거나 싱겁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하여 여러잔을 마셔도 부담이 없을 것 같은 커피이다.
르완다 부쇼키는 화산성 토양을 가지고 있고, COE에 입상한 경력이 있는 곳이다. 이곳의 커피는 사탕수수, 캐러멜 등의 향미와 스파클링 같이 톡 쏘는 매력적인 커피이다. 3616Brewing은 역시 저온장시간 로스팅으로 초반 기틀은 잡은 뒤 1차크랙 후 47초 후에 배출하여 라이트 로스팅을 진행하였다. 이렇게 로스팅된 원두는 케맥스로 원두 22g를 이용하여 160ml로 진하게 추출한 뒤 아이스로 즐기는 것이 더 풍미가 좋다고 설명했다. 자스민 향과 함께 밝은 산미로 시작되어 캐러멜, 사탕수수, 배의 단맛과 고소함이 후미를 장식한다고 한다.
커피TV도 역시 아이스로 만들어 맛을 보았다. 자스민같은 꽃향기와 고소한 견과류향이 느껴졌고, 달달한 여운이 남았다. 또한 아이스로 만들어 스파틀링같은 청량감도 좋았다. 마치 연한 배즙을 마시는 것 같기도 했다. 다만 저온추출을 처음 도전하는 경우 80℃이하까지 내려간 너무 낮은 물로 추출할 경우 텁텁하거나 건조함이 느껴질 수 있으니 온도에 주의하여 추출하길 바란다.
코스타리카 엘 그라시아는 와인같이 농후한 과일의 향미가 특징인 커피이다. 3616Brewing은 이 특징을 살림과 동시에 산미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단맛을 살려 밸런스를 맞추어 1차 크랙 후 1분 15초 후에 배출하여 미디움으로 로스팅을 진행하였다. 이렇게 로스팅 된 원두는 '숙성된 와인의 산미와 함께 크리미한 촉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커피TV의 테이스팅 노트는 이렇다. 농익은 과일의 달달한 향미가 진하게 나타났다. 세 가지 원두 중에 유독 호불호가 갈렸는데, 부담스럽지 않은 산미와 부드럽고 깔끔했다는 의견이 있었던 반면 산미가 강했다는 의견이 있었다. 와인같은 향미를 가진 커피를 많이 접해 보지 않았다면 익숙하지 않은 산미가 자극적이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3616Brewing의 전체적인 커피 특징처럼 강렬함보다는 은은함이 더 강조된 커피이기 때문에 큰 부담없이 도전해 볼 수 있는 커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