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대회가 갖는 의미와 역할은?
월드바리스타챔피언십과 같은 대회는 커피산업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를 뽑는 경쟁대회 이상의 의미는 없는 것일까? 일반적인 카페에서 볼 수 없는 화려한 장비, 접하기 어려운 원두 등이 일반 커피애호가에게 무슨 의미를 주는 것일까?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 기여하고 있다는 대회 주최측의 슬로건은 제대로 발동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 6월 더블린에서 열린 WBC대회에서 심판위원(Head Judge)으로 활동한 Brydon Price(Five Senses Coffee)가 홈페이지를 통해 WBC 대회가 갖는 의미, 그리고 스페셜티 산업에 기여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더블린 대회 출전선수들을 예로 든 기고문을 게재했다. 대회를 바라보는 또다른 시각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유하고자 한다.
월드 바리스타 챔피언십(WBC)는 외부에서 보았을 때 일상적인 카페 세계로부터 동떨어져 보인다. 많은 카페 바리스타들과 오너들이 빠른 속도로 그날 그날 서비스하는 상황에서는 피하고 있는 정교한 장비, 이국적인 커피, 선진 브루잉 기술을 사용한다. 따라서 이러한 과도한 커피 메이킹을 선보이는 것이 보다 넒은 커피 산업에 무엇을 이바지 하며, 주최기관인 월드커피이벤트(WCE)는 그들이 흔히 말하는 바와 같이, 어떻게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 관여하고 커피의 훌륭함을 홍보’하고 있는 것일까?
아주 상세하고 상대적으로 객관적인 평가 기준으로, WBC는 에스프레소 커피 품질의 세계적 기준이 되었다. WBC는 2가지 명백한 단계로 스페셜티 커피 업계에 활약한다. 지난 몇 년간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던 두바이같이 신흥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 WBC의 규칙과 스코어시트는 뼈대 역할을 했고, 세계 최상의 관행이 되도록 안내한다. 반면 호주, 미국 혹은 영국과 같이 아주 잘 알려진 시장에서 대회는 최첨단 스페셜티 커피의 준비와 서비스를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싱글 오리진 에스프레소 서비스를 예로 들면, 각자의 플레이버 프로파일에 대한 공감은 WBC에다 튼튼한 뿌리를 두고 있다. 한 때는 균형잡힌 에스프레소에는 여러 원두를 블렌딩하는 것이 필수로 여겨졌지만, 뚜렷한 플레이버 프로파일과 투명한 커피 혈통의 표현을 둘러싼 대회 포맷이 싱글 오리진 선정을 표면화하는 것을 보기도 햇다. 고급 프로파일 경쟁자들이 그들만의 이러한 커피 서비스에 대해 인식을 얻기 시작하면서 우리는 카페 바리스타들과 커피 로스터들이 이 트렌드를 따르고 그들의 고객들과 교류하는 방법으로 사용하는 것을 보았다. “당신이 특징화하고자 하는 싱글 오리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이제 스페셜티 카페에서 흔히 물어보는 질문이 되었고 심지어 서비스 경험은 커피 카드와 테이스팅 노트와 동반되어 심사위원들의 탁자 위에 올려지게 되었다.
싱글 오리진을 서빙하는 것은 그 커피의 이력을 추정하는 것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었다. 커피 전문가로서 그들의 지식을 발휘하고 그들이 선택한 에스프레소가 왜 그렇게 맛있는 지에 대해서 소통하기 위해 경쟁자들은 수년간 커피와 그 커피를 재배하는 생산자들의 이야기를 알리고자 노력했다. 그들의 커피를 세계 무대에서 홍보하면서 농장 수준에서 커피의 훌륭함과 혁신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생산자를 챔피언으로 만드는 일은 스페셜티 커피의 발전에 이바지했다.
어쩔 수 없이 대회 바리스타들은 결국 비슷한 생산자들의 문 앞에 놓인 최고의 마이크로 롯(micro-lots)를 찾으러 갈 수 밖에 없다. 이는 2014년과 2015년에 많은 대회참가자들에 의해 자신의 커피가 서빙된 아이다 파틀(Aida Batlle)과 같은 혁신적인 생산자들을 공인으로 만들게 됐다. 더블린에서 개최된 올해 대회는 많은 바리스타들이 나인티플러스와 같은 진보적인 재배와 가공분야 챔피언들로부터 그들의 훌륭한 생두를 고르게끔 만들었다. 이 희박하고 굉장히 비싼 마이크로 롯들이 생산된 대부분의 커피를 대표하지는 않지만 혁신적인 생산자 방식들을 선보이는 귀중한 플랫폼을 제공한다.
WCE 더블린은 스페셜티 커피 산업에서 생산자 지향적 혁신의 ‘제4의 물결’이라 여겨지는 잠정적 표식을 보이는 여러 업적들을 보여줬다. 선택된 커피가 컵에 쓰여진대로 어떤 맛을 내는지에 대한 집중은 커피의 산지, 그 품종과 가공과정을 너머 경쟁적인 대화방식을 발전시켰다.
품종(Varietal)
톱 6 파이널진출자 중 네덜란드의 렉스 웬네커(Lex Wenneker)는 스페셜티 커피 품종을 와인세계의 서비스에 빗대 대회에서 가장 품종 중심의 무대를 선보였을 것이다. 렉스는 콜롬비아의 라스 마르가리타스(Las Margaritas)에서 온 커피 3가지를 선택했다. 이 커피들은 동일한 수확과정에서 온 것이고 모두 자연 가공되었으나 각 코스는 다른 품종이었다. 각각 필터브루를 통해 와인 잔에 서빙한 렉스는 수단 루메(Sudan Rume), 게이샤(Geisha), 그리고 파카마라(Pacamara) 품종 커피의 구체적인 감각 경험을 강조하면서 고객 수준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을지에 집중했다.
품종 분리와 구체적 품종 선택은 점진적인 스페셜티 커피 생산자들에게 점점 흔한 것이 되고 있지만 이 노력과 비용을 카페 고객들에게 알려주지 않는 한 이것은 더 넓은 생산 커뮤니티를 위한 지속 유지가능한 옵션이 아닌 그저 로스터들, 커피전문가들과 경쟁자들의 수요로 남게 될 것이다. 렉스가 펼친 것과 같은 무대는 이러한 소통을 표면으로 드러나게 해줄 것이다.
가공(Processing)
최종 순위 2위를 기록했던 요시카츠 이와제( Yoshikazu Iwaze)의 무대는 그가 두가지 커피를 ‘뒤섞거나’ 블렌드하여 음료를 만든 점 때문에 독특한 무대가 되었다.
구체적인 입자 사이즈와 추출을 성취하기 위해 다른 그라인더를 이용한 이와세는 각각 나인티플러스의 커피를 그라인딩 한 후 서로 다른 비율로 섞었다. 이러한 커피들은 두가지 품종들의 혼합이지만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커피 체리의 발효과정에 있어 서로 다른 가공 방식을 합친 것이었다.
파나마 게이샤는 ‘콜드 퍼멘테이션(냉장 발효)’의 과정을 거친 밸런스와 복합성을 얻는 저온도 발효를 즐겼다. 반면에 싱글 에티오피아 품종은 짧은 시간 안에 높은 온도로 발효시키는 ‘멜티드 발효과정’을 거쳤다. 스페셜티 커피의 가공에 있어 이러한 의도적인 혁신은 생산자들이 잘 정의된 프로파일의 커피를 제공한다는데 더 큰 의미를 준다. 이와세와 같은 경쟁자에게 있어 이것은 더 구체적인 프로파일을 달성하는 커피를 선정할 수 있게 해준다. 반면 우리와 같은 로스터와 스페셜티 커피 전문가들에게 있어 이것은 고객들에게 과장되고 비싼 커피를 안전하게 하는 접근방법을 제안하고 새로운 플레이버 경험을 내는 지속적인 접근을 제시한다.
품종과 가공방식은 몇 년 간 대회 세계의 하나의 특색이 되어 왔고, 기본적인 수준에서 카페 고객의 언어까지 그 일부분이 되었다. WBC에서 이런 부문들을 탐구함으로 인해 농장 수준의 혁신과 스페셜티 커피 고객에게 지식과 그 진가를 보여줄 것이다.
나는 WBC가 포뮬러 원 경기와 같은 차원에서 좋아한다. 일반 고객은 이러한 혁신들이 어디서부터 왔는지 모르겠지만 이것을 하나의 개인 경험으로 만든 것에 대해 진가를 인정할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올해 본 것 중 세계 곳곳의 스페셜티 카페에 나타날만한 것이 무엇일까?
지난 해 소수의 경쟁자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지만 올해에는 각 국가 챔피언이 벤치마킹하는 일은 흔하다. OCD는 테크니컬한 스코어시트의 일관성을 달성하는 것을 단순화해주는 수준측량 도구로, 일관된 도징과 탬핑은 물론 카페 환경에 도입되어 추출의 균등성을 증진시키고 채널링을 줄여 OCD가 많은 스페셜티 카페 정거장에서 필요사항이 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훌륭한 커피를 선택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바리스타 대회는 바리스타가 하나의 감각 경험을 창조하는 업적이 되기도 한다. 브루잉 비율이 공통언어가 되고, 하나의 코스에서 다음 코스로 변화하는 현상 또한 볼 수 있게 한다. 정확한 브루잉 비율은 정확한 저울을 필수로 하는데, 아카이아는 이것을 위해 가장 흔히 쓰이는 저울이다. 아카이아 펄(Acaia Pearl)로 커피의 무게 혹은 시그니처 음료 재료를 재는 것이나, 혹은 아카이아 루나(Acaia Luna)로 추출 무게를 달 때, 이러한 저울들은 올해 쓰지 않을 수 없는 도구가 되었다.
더 일관성 있게 하고, 추출을 조정하고, 빠르게, 혹은 단순히 청결하게 일하고자 하는 목적을 위해 디자인된 장비를 사용하거나 머신이 교체될 수 있다는 잠재성을 보여주기도 한다. EK43은 맷 퍼거와 찰스 바빈스키가 에스프레소 세계에 들여오기 전에는 그저 하나의 그라인더였다.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2가지 후원 그라인더 중 하나다! 좀 더 알려주자면, 퍼크 프레스(Puq Press)는 올해 도우징과 탬핑 기술을 더욱 단단하게 하기 위한 기술과 함께 두번 정도 모습을 보였다. 경쟁자들은 이번 대회 시즌 때 허용된 1개 혹은 2개 전기장치를 포기하고 이 멋진 키트를 쓸 수 있을 것이다.
월드바리스타 챔피언십의 심사위원(Head Judge)으로서 나는 스페셜티 커피 생태계 내 이같은 가치의 수제자다. 내가 위에 제시한 예시들을 너머, 이런 행사들에서 보인 콘셉트들, 플레이버들, 커뮤니티들은 여러 해 동안 나에게 커피 전문가로서 영감을 주고 이 산업의 미래에 대해 흥분을 금치 않게 만들었다. 대회 포맷이 더 넓은 스페셜티 커피 세계에서 묘사되는것이 결코 완벽하지 않은 반면, 커피, 기술의 혁신과 진화의 독특한 포럼을 제공하고 있다.
참조:
https://goo.gl/ITpSU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