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호프만 스페셜티 커피의 현재 Part 1
스페셜티 커피로 인해 커피 시장이 상향평준화 된 것은 물론이고, 일반인들이 커피를 향해 가지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이 다음의 커피에 대해서 명확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2007년도 WBC챔피언이며, '짐 세븐(Jim Seven)'이란 사이트를 통해 본인의 커피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있는 '제임스 호프만'은 스페셜티 그 이후를 생각하며 커피의 미래에 대한 그의 소견을 최근 연재하기 시작했다. 각자의 의견과는 다를수도 있지만, 세계 커피업계의 오피니언 리더로 활약중인 그의 커피철학을 알아보고자 커피 TV에서는 이 글을 전문 번역해 소개하고자 한다.
Part 1: 잠잠한 시기 오늘은 이 칼럼의 첫 번째 파트로 세계 스페셜티 커피 산업의 현재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하려 한다. 지난해부터 나는 이 문제에 대해서 꾸준히 생각해왔고, 커피 산업에 종사하는 전 세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도 있었다. 내가 그들과 논의하고, 고민해 얻은 사실들은 어느 정도 시장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됐다. 모든 것이 다 맞지는 않지만 말이다. 모두가 느끼는 현재의 스페셜티 커피 시장의 분위기는 무척 긍정적이다. 그래서 누군가는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이상하다고 느낄 수 있다. SCAE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스페셜티 시장에 대한 느낌을 물어보았을 때, 93.85%의 사람이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었고, 96.18%의 사람은 미래 전망도 이와 같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부정적인 소수에 속하는 사람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이제 설명하려고 한다.
스페셜티의 부상 일단 ‘제3의 물결’ 같은 이야기는 하지 않을 생각이다. 대신 2000년대 초반 커피부터 이야기 하려고 한다. 커피가 하나의 특정한 맛의 기준에 의해 정의되고, 생산자들과 산지의 노력을 통해 빚어진 테루아의 맛을 강조하던 ‘현대 커피’를 말이다.
이 시기를 거치며 에스프레소와 브루잉과 에스프레소 추출 기술은 괄목할 성장을 보였다. 이때는 최상의 맛을 내는, 최고로 투명한 커피 1잔을 생산하여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것을 최대 목표로 삼았다. 커피를 통해 소비자를 놀라게 하고 즐겁게 만들고자 하는 욕망은 본인들이 겪은 경험에 의한 것으로, 흔히 말하는 ‘커피 1잔의 충격’을 가리킨다. 그리고 고객에게 맛좋은 커피를 제공해 좀 더 커피 시장의 발전을 보장하리라 예상했다. 이런 품질 중심의 비즈니스라면 언젠가 충성도로 보상할 것이라고 믿어왔다.
실험적 커피의 증가 나는 이런 계시에 가까운 충격을 타인에게도 전하고 싶은 열망으로, 수많은 아이디어가 산업 곳곳에서 퍼져나가리라 생각했다. 또한, 우유나 설탕은 우리가 전하려는 커피의 맛을 해칠 수 있다고 여기고, 점차 사용하지 않게 됐다. 그러자 사람들의 발길도 뜸해져 갔다. 더욱이 커피를 탐구하고자 하는 지식적인 몰두는 일반인들에게 커피에 대한 거리감을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럼에도 진정성 있는 커피를 대접하려는 우리의 마음은 더욱 커져갔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카페에 시도해보았다. 브루잉바를 만들거나, 카페 레이아웃을 실험해보고, 커피의 품질을 높일만한 모든 새로운 것들에 도전했다. 또한, 추출 기술을 끊임없이 연구해 고객의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한 잔의 커피를 만들고자 애썼다. 압력, 온도 측정, 독특한 브루잉 기술들은 이미 다들 시도했을 뿐더러 지금도 그 안에서 더욱 나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이야기와 현재 시장 상황을 본다면 누군가는 스페셜티 커피가 성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스페셜티 커피는 사업적인, 금전적인 측면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임에는 틀림없다. 더 재밌는, 더 맛있는 커피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카페는 전세계 어느 도시에나 있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커피 산업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논의나 현상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잠잠한 시기 산업이 점점 침체기에 들어가고 있다는 것을 느끼는 사람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다. 이전에 비해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커피 회사나 카페가 등장하는 일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게다가 커피에 대한 대중의 흥분도도 점차 낮아지고 있음이 느껴진다. 좋은 커피나 카페가 드물었던 시기에는 그것을 어디에서 마실 수 있는지, 그에 대한 정보가 매우 중요했다. 그래서 뉴욕 여행을 간다고 하면 사람들은 모두 ‘카페 그럼피’나 ‘닌스 스트리트’, RBC’에 가볼 것을 추천했다.
그러나 지금은 조금 달라졌다. 어디에 가도 좋은 커피를 파는 곳이 즐비한다. 이런 조언을 하고, 받는 것이 새삼스럽지 않게 됐다. 내가 여행을 갔다 오더라도, 누군가에게 좋은 카페를 추천하는 일도 줄어들었다. 내가 주로 듣는 첫 마디는, 숙소는 어디가 좋을지, 가볼만한 여행지에 대해서 추천해달라는 이야기 더 많아졌다. 카페에 대한 이야기는 어느새 사라졌다. 어딜 가도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기 때문에 구태여 좋은 카페를 묻거나 찾을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그런 정보는 더 이상 큰 가치가 없다. 책, 지도, 어플리케이션 등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어디서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스페셜티 커피를 탐구하는 동안 우리는 결국 중요한 일을 해냈다고 볼 수 있다. 좋은 커피를 만들어 내는 일이다. 그러나,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사람들은 생각한 것처럼 커피를 마시고 계시 같은 것들을 받지 않았다. 커피를 구매하고 마시는 그 한순간만 행복해 했을 뿐, 그 후에도 변한 것은 없었다. 그렇다고 지금과 같이 커피가 발전한 것에 대해 불평하는 것은 아니다. 커피는 앞으로도 더 나아지고 발전할 수 있다. 단지, 커피를 다루는 사람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소비자들도 같은 경험을 하리라는 예상은 접어둘 필요가 있다. 아주 가끔은 그럴 수 있겠지만, 항상은 생기는 일은 아니다. 지금 인정해야할 것은 그동안 스페셜티 커피를 다루면서 한 가지 큰 실수를 했다는 점이다. 우리는 끊임없이 좋은 커피를 제공하면 성공한 것이라는 생각했다. 그러나, 이는 종착지가 아니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더 이상 실험과 혁신에 목을 메지 않는다. 그러나 산업 내에서 떠도는 이야기들이 변한 것은 사실이다. 많은 카페 오너들이 직원들이나 고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커피 보다, 어떻게 하면 사업을 계속 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그들이 장비를 대하는 태도를 보아도 알 수 있다.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이고, 커피 낭비를 줄이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이런 변화는 지금 이 시기의 특성에 기인한 것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다. 사람들이 그들의 비즈니스에 대해서 생각하는 방식에 큰 영향을 끼친 중요한 변화들이 시장 내에서 일어났고, 이 변화들은 다음 시리즈에서 언급할 예정이다. *Source: Jimsev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