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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한복판,노른자커피로 승부수를 던지다
2017.01.25 Wed 4,999

기사 요약

전자공학도 청년은 '핫 초콜릿을 무한정 먹을 수 있을꺼야'라는 기대감에 스타벅스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바리스타로 하루하루 경험을 쌓던 그는 카푸치노의 기원이 궁금해 이탈리아로 커피 유학을 떠났고, 에스프레소의 세계에 빠져버렸다.

전자공학도 청년은 '핫 초콜릿을 무한정 먹을 수 있을꺼야'라는 기대감에 스타벅스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바리스타로 하루하루 경험을 쌓던 그는 카푸치노의 기원이 궁금해 이탈리아로 커피 유학을 떠났고, 에스프레소의 세계에 빠져버렸다. 그리고 2017년 현재. 뉴욕 한복판에서 스타벅스를 마주보고있는 카페를 열고, 노른자커피를 하루 300잔 이상 판매하며 뉴요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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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공학도였던 변옥현씨가 뉴욕 중심지에서 한국식 다방 콘셉트로 성공하리라 누가 예상했을까? 많은 주변사람들이 무모한 도전이라 말했지만, 많은 매출을 올리며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변옥현 라운드케이 다방대표를 만났다. “뉴욕은 전 세계 비즈니스의 종착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제가 만든 커피 추출/맛 연출 공식을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스타벅스는 걸림돌이 아니라, 스타벅스가 있기 때문에 오히려 커피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고 판단해 도전한 것이죠.” '라운드케이 다방'이라는 독특한 네이밍의 시작은 자신의 이름이었다. 변옥현의 가운데 글자 ‘옥’은 영어로 ‘OK’에 가까운 발음이다. 또 Round 1, Round 2와 같이 OK's round라는 뜻을 담고있기도 하다. 이름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컨셉도 독특한데, 그가 주목한 것은 1950-60년대의 한국식 다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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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 아버지의 회사앞에서 어머니와 함께 기다리던 곳이 다방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기위한 곳. 그리고 편안하게 기다릴 수 있는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곳이 바로 '다방'이라고 생각했죠. 요즘과 같이 'to-go' 방식의 테이크아웃 카페라면 경험해볼 수 없을겁니다." 이어서 그는 다방콘셉트를 재현해내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한국식 다방이라는 콘셉트를 재현하기 위해, 서울뿐만 아니라 전주,마산,창원,진해 등 전국 각지를 뒤졌습니다. 시대배경이 해방 직후라는 생각에, 일본 도쿄,후쿠오카 등의 키사텐(다방)등 수많은 곳을 방문하며 인테리어를 구상했습니다.” 실제 가게 안에 들어서면 뉴욕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목조 인테리어와 도자기, 자개 등 우리나라 전통소품 등 옛스러운 분위기에 빠져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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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뿐만 아니라 손님을 대하는데 있어서도 사람사는 냄새가 나는 분위기를 만들어갔다. 처음 온 손님에게도 'Hi'를 외치며 인사했고, 어디를 가는지, 오늘은 무엇을 했는지 편안하게 물었다. 1인 가정 비율이 높은 미국도 풍요로움 속에 인간에 대한 그리움이 늘 존재했다. 언제라도 놀러와 쉬다 갈 수 있는 ‘휴식 공간’을 목표로 한 그도 처음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고. “처음 가게를 시작할 땐 한국적 이미지를 강하게 심으려했어요. 입구부터 한국어 간판을 걸었었죠. 덕분에 라면가게나 레스토랑으로 착각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니까요. 잘못이라는 점을 곧 깨닫고 과감하게 간판을 치웠습니다” 라운드케이 다방의 시그니처 메뉴는 ‘노른자 커피’와 '스크램블 에그'다. “노른자 한 알, 설탕 조금, 크림 2샷을 에스프레소와 따뜻한 물로 만든 음료입니다. 또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만든 스크램블 에그는 제법 맛이 괜찮아요” 노른자에 커피라니, 상상이 가는가? 처음 FOOD NETWORK를 통해 소개됐을 땐, ‘계란 냄새가 심해 못 먹을 것’ 혹은 ‘계란이 엉겨서 먹지 못하는 커피가 나올 것’ 이라는 우려도 많았다. 하지만 일단 마셔본 사람들은 모두 '크리미하고 풍부한 맛이 난다'는 호평을 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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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현 씨는 노른자 커피 뿐 아니라, 한국의 주류를 홍보하기위해 프리미엄 소주바인 ‘soju bar legit’도 운영한다. “미국 현지에서 관심이 높은 브렌힐의 토끼소주를 비롯, 한라산 소주, 잎새 소주 등등 우리나라의 다양한 지역별 소주를 소개하기위해 노력중”이라며, “소주를 처음 접하는 손님들에게 경험하지 못했던 소주의 맛과 한식 안주의 만남이 즐겁다는 점을 인식시키는데 집중하고있다”고 말했다. 그는 커피 본고장 미국 한복판에서 성공한 카페오너로서 미국 커피 트렌드를 어떻게 보고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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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국에선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졌어요. 특히 뉴욕의 커피업체들은 토닉워터를 사용해 커피와 탄산의 밸런스를 찾으려 노력했다는 점이 이색적이었죠." 그가 꼽은 또다른 커피 트렌드는 '디저트형 커피'였다. “캘리포니아 중심의 美 서해안에서는 다양한 시럽과 조화를 이루는 디저트형 커피가 인기였죠. 미국 전체로 확대했을때는 스페셜티 커피를 중심으로, 커피가 가진 식물 본연의 특성을 되살린다는 의미로 베리 향을 이끌어내는데 많은 커피기업과 전문가들이 노력했으며, 소비자의 욕구도 점점 커지고 있어요” 그가 생각하는 올해의 미국 커피 트렌드는 무엇일까? “올해 스타벅스가 이탈리아 밀라노에 개점할 예정이라, 이탈리아 스타일의 커피가 다시 한번 주목받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또 내추럴 프로세스 원두를 중심으로 스페셜티 커피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산지별로 내추럴프로세스 방식들이 자리잡아가고 있기에 질 좋은 생두로 로스팅을 하기 때문이죠” 미국 한복판에서 한국식 커피문화를 알리는데 노력중인 변옥현 씨, 라운드케이 2호점, 3호점이 조만간 오픈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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